아스날 키어런 티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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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od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4-19 22:11 조회 883회 댓글 5건본문
티어니는 진첸코가 아니죠.
현존 그 어떤 왼쪽 풀백도 진첸코처럼 뛰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칸셀루조차도요. 훌륭한 선수이니 다른 방법으로 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겠지만, 진첸코처럼은 아닐 거에요.
그러니 진첸코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서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은 합당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그럼에도 티어니를 의식해 현 플랜을 변경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좌측 삼각형(마르티넬리 - 자카 - 진첸코)은 지금껏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왔는데,
마르티넬리가 측면 높은 위치에서 넓게 서고 진첸코가 안쪽 위로 한칸 올라와서 파티 옆에 섭니다.
자카는 주로 이 둘에 맞추어 움직임을 가져갑니다.
이 때 마르티넬리의 주요 목표는 상대 풀백을 뚫어내는 것,
진첸코의 목표는 보다 앞쪽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정확히 볼을 보내는 것,
자카의 목표는 앞선 둘의 목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일단 제가 파악한 좌측 삼각형의 역할.
티어니의 전진은 이러한 삼각형 구도의 정립을 깨뜨립니다.
마르티넬리의 역할을 본인이 이어받으며,
측면 윙어를 안쪽으로 한 칸 이동하도록 강제, 중앙 미드필더를 후방에 머무르도록 강제합니다.
삼각형 내에서 이 둘이 자리를 바꾸는 것은 그닥 이득이 되지 않으니까요.
돌파를 주무기로 삼는 마르티넬리가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수비수를 상대하게 될 것이며,
자카는 진첸코 못지 않게 좋은 전진 패스를 넣어줄 수 있지만 낮은 위치에서 상대 저지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죠.
이 둘 대신 티어니가 역할 면에서 손해를 본다면, 올 시즌 좋았던 좌측 삼각형 구도를 일단 이어갈 수는 있습니다.
티어니는 지난 시즌까지 본인에게 잘 맞는 옷을 입고 뛰었습니다.
이 선수가 잘 작동한다면 터치 라인 인근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보일 수 있다지만,
좌측 풀백 위치의 첫 번째 옵션이었던 20/21 및 21/22 시즌, 출장시간은 각각 2299분, 1915분에 불과합니다.
쉽게 부상당하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못하니 경기에서의 영향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요.
첫 번째 옵션으로 두기엔 너무나 불안정한 선수. 해서, 아르테타는 결국 티어니를 대체할 선수를 맨체스터 시티에서 3500만 유로를 들여 영입합니다.
2-3-5 혹은 3-2-5에서 티어니는 보다 공격적인 5명에 포함되며, 그 중에서도 왼쪽 터치 라인 공간을 담당했습니다.
이 선수들은 특히 박스 안으로 공을 집어넣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fbref.com에서 이와 관련한 지표를 셋 - PPA, CrsPA, CPA - 확인할 수 있으며, 각각,
PPA : Passes into Penalty Area
CrsPA : Crosses into Penalty Area
CPA : Carries into Penalty Area
입니다. 티어니와 진첸코의 리그에서의 기록을 비교해 보면,
티어니, 19/20 - PPA 0.91 // CrsPA 0.64 // CPA 0.73 // 1G 1A
티어니, 20/21 - PPA 1.22 // CrsPA 0.59 // CPA 0.63 // 1G 3A
티어니, 21/22 - PPA 1.13 // CrsPA 0.56 // CPA 0.33 // 1G 3A
티어니, 22/23 - PPA 0.87 // CrsPA 0.14 // CPA 0.43 // 0G 1A
진첸코, 22/23 - PPA 1.77 // CrsPA 0.20 // CPA 0.34 // 1G 2A
위와 같습니다.
티어니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때(20/21)의 기록에 진첸코가 그리 뒤지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티어니가 시즌 내내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썼으니 그럴 때조차 진첸코보다 기록이 낫지 않느냐, 고 볼 수도 있겠으나,
진첸코는 전방의 5인이 아닌 후방의 5인에 위치한 선수라는 것 또한 감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정도 기록으로는 마르티넬리를 대신해 해당 공간을 차지하게 두기가 많이 어렵습니다.
22/23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 이적설이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키어런 티어니에 대하여,
제 생각은 결국 다음과 같습니다. 끝내 아르테타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
그런 선수를 위해 팀의 메인 플랜을 수정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 플랜에서 잘 작동하는 선수 - 마르티넬리, 자카의 영향력을 최대한 보전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구요.
댓글목록
복기님의 댓글
복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라리 화이트가 가운데로 오고 티어니 3백은 안되었을까요..
티어니는 우리 백업멤버 중에 수위에 드는 자원일텐데, 이렇게 사용하는 점(활용면에서)이 안타깝네요.
modo님의 댓글의 댓글
mod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티어니를 화이트처럼 쓰고 화이트를 진첸코처럼 쓰는, 현 전술의 좌우 대칭 버전을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건 근데 시즌 중에 보여준 적이 없으니 제가 상상이 잘 가지가 않네요.
마지막 런인 단계에서 전술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썩 두렵기도 하구요.
No7SuperTom님의 댓글의 댓글
No7SuperTo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자 하던 생각이고, 축구가 게임처럼 되는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포지션 훈련을 해서라도 진첸코 out 상황에 대해서 대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좌우를 전환하는게 기존에 좌측에 진첸코 롤을 두었던 것에서 크게 바뀌는 거라 전체적 밸런스가 무너질까 우려되기는 하지만, 꼭 좌측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는게 아니라면,
우풀백에 중앙으로 들어와서 풀어줄 수 있는 선수를 두고, 좌풀백의 티어니를 기존 화이트의 우측 롤과 같이 가장 잘하는 사이드에서의 직선적 움직임을 가져가게끔 하면서,
빠르고 발 밑 좋은 화이트가 살리바의 우측 센터하프 자릴 메꾸는 게 가능하다면 좋지 않을지..
이렇게 된다면 우측에서 진첸코 롤을 파티(축구지능도 좋고 우풀백을 볼 줄 안다고 하니..)가 풀어주고, 기존 파티의 홀딩/앵커 롤을 신체 능력이 불안하지만 조르지뉴가 맡으면서
우측에서 중앙지향적으로 움직이는 파티랑 유기적으로 공수롤을 담당한다면, 탑에서의 좌우 선수와의 상성이 어떻게 될지는 잘 상상이 안되지만 2-3선의 움직임은 기존만큼 나오지 않을까요.. ㅜㅜ
뭔가 너무 망상 같지만, 요새 갑갑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Hulkoppa님의 댓글
Hulkopp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쟈카를 풀백으로 써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르테타 초반에 쟈카가 풀백을 잠깐씩 커버했던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괜찮게 봤었거든요. 같은 왼발이라는 점, 쟈카 역시 진첸코처럼 미드필더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 쟈카의 전술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 등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보이더라구요.
티어니는 안타깝지만 전술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선수라 생각되서 우리 팀의 양쪽 풀백 어느 자리에도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요. 티어니의 다른 장점이 훌륭하지만 기본적으로 풀백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아르테타의 전술 토대에 티어니는 아닌거 같습니다. 이번 시즌 이후로는 기회를 더 못받을거라 보네요. 지금은 그냥 ’연습 많이 했으니까 기회를 줄게’ 정도라 보여요.
보드진님의 댓글
보드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티어니를 좀더 사이드라인돌파에 주력하게 왼쪽 공격을 수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럴려면 현재 자카나 마르티넬리가 내려와서 진첸코롤을 같이 수행해줘야 하는데
이 롤을 토르사르가 장점있으니 주전라인업에 포함시켜서 수행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토르사르는 중앙에서 탈압박 전개도 되니까요